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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29일 현대부산신항만(HPNT) 4부두에 세계 최대 규모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접안해있다.ⓒHMM |
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인 HMM 알헤시라스호는 막연한 상상보다도 훨씬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.
넓이는 축구 경기장 4개 크기, 선박을 수직으로 세운 높이는 파리의 에펠탑을 훌쩍 넘어선다.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는데 70억 전 세계 인구가 1개씩 먹을 수 있는 초코파이가 담길 수 있는 규모다.
이달 23일 거제에서 명명식을 가진 알헤시라스호는 지난 28일 현대부산신항만(HPNT)에 입항했다. 그리고 오는 30일 오전 2시께 23명의 승선원과 함께 망망대해 먼 바다로 본격적인 여정을 떠난다.
HMM은 알헤시라스호와 함께 새 시대의 닻을 올렸다. 초대형을 의미하는 접두어 '메가'를 붙여 '메가 컨선(컨테이너선) 시대'의 시작이다.
메가 컨선 시대로의 진입은 선대 확충 효과로 동시에 규모의 경제로써 수익성 및 선대 경쟁력 확장의 의미를 갖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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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29일 오후 현대부산신항만(HPNT)에서 출항을 앞둔 HMM 알헤시라스호에 컨테이너가 실리고 있다.ⓒEBN |
12척의 2만4000TEU급 초대형선은 대우조선해양에서 7척, 삼성중공업에서 5척을 각각 건조한다.
신규 도입되는 메가 컨선들은 국제 기준보다 50% 이상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. 이로 인해 유럽항로 평균 선형인 1만5000TEU급 선박과 비교해 약 15%의 운항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.
또 친환경 설비인 황산화물 저감장치(스크러버)를 장착해 세계해사기구(IMO)의 환경규제에 선제 대응했으며 향후 LNG 추진선박으로 전환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. 친환경면에서도 국제 해운 시장을 선도하며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.
HMM은 이 초대형선을 바탕으로 해운 동맹과의 협력도 본격화한다.
HMM은 이달부터 세계 3대 해운 동맹인 디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. 동맹 체제 하 네트워트 확장과 서비스 질 개선은 새 시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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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HMM 알헤시라스호의 선미 모습. 20피트 컨테이너 2만4000개를 적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으로 길이 400m, 폭 61m, 높이 33.2m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.ⓒEBN |
다만 새 시대의 시작과 함께 장애물도 만났다.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(코로나19)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위축 및 그에 따른 수출시장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.
초대형선 인도로 선복량이 대폭 늘어나는데 반해 이를 채울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선박 운영에 큰 악재다.
HMM은 디얼라이언스 동맹체제 하 선복 공유와 협력을 통해 물동량을 채워나가는 한편 항로별 시황에 대응해 선박 운용에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.
HMM 관계자는 “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미 동맹 내 회원사들에 일정 선복을 판매한 상태라 화물 확보의 부담을 줄였다”며 “초대형선 투입 및 선대 운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국내 해운재건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